충분한 작은 화장실

충분히 작은 화장실 이야기입니다. 충분히 작다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의 의미입니다. 사실 방이나 거실은 없어도 되는 공간입니다. 하나의 공간을 통합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유일하게 별도의 공간을 부여하고, 의미를 두는 곳이 있다면 화장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간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욕실과 화장실을 합치는 것과 화장실을 분리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사용방법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누게 됩니다. 청소를 위해 물을 뿌릴 수 있도록 만들었는지 걸래를 사용해 닦아 내야 하는지에 대한 구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화장실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화장실의 단차를 두지 않거나, 또는 반대로 변기만 단차를 두어 높은 곳에 있거나, 머리를 숙여야만 앉을 수 있는 계단실 밑 공간 등 여러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화장실의 공간은 설계단계부터 고민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간을 할애하고 나면 마지막 남는 공간이 화장실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계륵과 같은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고, 냄새가 나는 공간, 더러운 장소로 인식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화장실은 몸을 단정히 하는 곳으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은 정리하는 공간인 동시에 내 몸의 영양분을 공급한 음식물의 마지막 종착지가 됩니다.  몸속 노폐물과 독소를 빼내 몸의 활력을 올리고, 더불어 몸무게 또한 몇 백 그람을 줄일 수 있는 다이어트 공간인 샘입니다.

 

어릴 적엔 살던 집은 외부 계단을 이용해만 2층으로 갈 수 있는 집이었습니다. 외부 계단 아래에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1층에서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욕실이 있었고, 다시 화장실문을 열고 들어가면 계단 구조에 맞춰 살짝 꺾인 형태의 화장실이었습니다. 화장실은 이처럼 여러 형태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파트에도 살아보고, 단독주택에도 살아 보았습니다. 두 가지 형태의 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를 꼽으라면 화장실 창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살았던 아파트엔 화장실 창문이 없었습니다.

 

집을 지으면서 좋은 건 화장실에 창문을 낼 수 있어서입니다. 크지 않는 창이지만 작은 화장실을 빛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도 쉽게 시킬 수 있습니다. 화장실이 밝은 공간이라 좋습니다. 작은 화장실을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담았고, 이제야 글로 적어 봅니다.

 

설   계 : 준아키텍츠 건축사무소 / 시   공 : 이노앤테크
글쓴이 : 건축주

공간을 나누고 늘리고 하면서 화장실의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설계사가 화장실이 작지 않을까 싶어 조심히 말을 꺼냅니다. 많은 고민과 또 고민이 들어간 화장실입니다. 작은 화장실이지만 충분한 화장실입니다. 가로 1,460 x 세로 1,130의 작은 공간입니다. 

화장실 설계도면(설계:준아키텍츠 건축사무소)

반평이 채 안 되는 공간이지만 결코 좁거나 갑갑하지 않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작은 타일을 선택하였고, 물이 닿을 위치까지만 타일을 붙였습니다. 위쪽은 시멘트미장면에 밝은 페인트로 마감하였습니다. 

충분히 작은화장실 모습

바닥면과 벽면 타일을 동일하게 해 넓어 보이는 착시현상을 줍니다. 작은 타일의 박스 포장지에 원산지 중국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부착타일

페인트 도색 전 상태입니다. 작은 타일을 부착했고 재료분리대를 이용하여 마감되어 있습니다.

페인트도색 전 모습

변기와 세면대가 부착되기 전 작은 화장실 모습입니다. 페인트가 묻지 않도록 타일에 보양작업이 되어 있습니다.

페인트 도색

충분히 작은 화장실에 맞게 세면대도 조금 작은 사이즈로 설치됩니다. 세면대와 수전은 대림바스제품입니다.

세면대

메인이 되는 변기가 설치되었습니다. 충분히 작은 화장실에는 충분히 작은 일체형 변기가 설치되었습니다. 벽체에 부착물은 휴지걸이, 청소용 스프레이건, 거울이 전부입니다.

변기설치 모습

양변기는 퓨로(puro) 비데일체형 제품입니다.

 

 

설계 도면을 설명하는 화장실 욕실 시공 및 방수 작업